빈자리의 온도 #12~13
12장. 균열은 소리 없이 왔다 여덟 달이 지나면서 작은 것들이 눈에 걸리기 시작했다. 재혁이 카드 게임 모임에서 돌아오는 시간이 점점 늦어졌다. 자정이 넘는 날이 잦아지더니 새벽 두 시, 세 시가 됐다. 어느 날 재혁의 핸드폰이 식탁 위에 켜진 채로 놓여 있었다. 나는 볼 마음이 없었는데, 눈이 먼저 봤다. 모르는 이름의계속 읽기
12장. 균열은 소리 없이 왔다 여덟 달이 지나면서 작은 것들이 눈에 걸리기 시작했다. 재혁이 카드 게임 모임에서 돌아오는 시간이 점점 늦어졌다. 자정이 넘는 날이 잦아지더니 새벽 두 시, 세 시가 됐다. 어느 날 재혁의 핸드폰이 식탁 위에 켜진 채로 놓여 있었다. 나는 볼 마음이 없었는데, 눈이 먼저 봤다. 모르는 이름의계속 읽기
10장. 여섯 달, 명절의 하루 반년이 지났다. 명절이 왔다. 우리는 명절 당일만큼은 원래 부부로 돌아가서 각자 시댁에 인사를 가기로 했었다. 준혁 시댁은 경기도 외곽이었다. 시어머니는 내가 오자 두 손을 잡으셨다. 준혁은 시댁에 도착하자마자 부엌으로 들어가 어머니를 도왔다. 조카들이 달려들어 목을 타고 올라가도 끄떡없이 받아줬다. 시어머니가 거실에 앉아 그 모습을 보며계속 읽기
9장. 세 달의 고비 — 어머니가 올라오셨다 세 달이 지날 무렵, 친정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다. 무릎이 예전부터 좋지 않으셨는데 서울 큰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보고 싶다고 하셨다. “며칠 있다 가면 안 되겠니. 거리가 너무 멀어서 혼자 오기가 영 불편하더라.” 거절할 수 없었다. 어머니는 재혁의 집에 올 수 없었다. 나는 준혁에게 연락을 했다.계속 읽기
7장. 첫 번째 시도, 그리고 멈춤 한 달 반쯤 되었을 때였다. 재혁이 저녁에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을 예약했다. 창가 자리에 촛불이 있었고, 와인이 나왔다. 재혁은 대화를 잘 이끌었다. 나는 오랫동안 그런 식의 저녁을 먹어본 적이 없었다. 준혁과의 저녁 식사는 항상 집이었고, 텔레비전이 켜져 있었고, 반찬 이야기가 전부였다. 집으로 돌아왔을 때 기분이계속 읽기
5장. 이름을 부르기까지 첫 주가 지나고, 둘째 주가 되었다. 재혁은 나를 부를 때마다 멈칫했다. 처음 며칠은 그냥 야, 라고 불렀다. 그것도 어색하니까 이름으로 부르려다가 또 머뭇거렸다. 어느 날은 형수, 라고 불렀다가 본인이 더 놀라서 헛기침을 했다. “미안해요. 입에서 그냥 나왔어.”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냥 지수라고 해. 어색해도 그냥 해.” 재혁이계속 읽기
3장. 포차의 냅킨 그날 밤은 유난히 바람이 차가웠다. 우리가 자주 가던 골목 포차, 이모가 눈치껏 소주를 갖다 주고 자리를 피해주는 그곳에 우리는 나란히 앉아 있었다. 민지가 먼저 입을 열었다. “있잖아, 나 이번 달도 통장 마이너스야. 재혁이 또 카드 게임한다고 주말 내내 나가 있었어. 전화하면 바빠, 한마디야. 뭐가 바빠?” 나는 소주잔을계속 읽기
― 돌아올 수 없는 줄 몰랐던 자리에 대하여 ― 1장. 세상 둘도 없는 절친 사람에게는 딱 한 명,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있다. 말하지 않아도 알고, 웃지 않아도 기분을 읽고, 술잔을 내밀지 않아도 마음이 비어 있다는 걸 눈치채는 사람. 나에게 그 사람은 민지였다. 처음 만난 건 스물두 살 봄이었다.계속 읽기
는 Magazine Lume를 사용하여 디자인되었습니다. 워드프레스로 구동됩니다. ©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