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장. 균열은 소리 없이 왔다 여덟 달이 지나면서 작은 것들이 눈에 걸리기 시작했다. 재혁이 카드 게임 모임에서 돌아오는 시간이 점점 늦어졌다. 자정이 넘는 날이 잦아지더니 새벽 두 시, 세 시가 됐다. 어느 날 재혁의 핸드폰이 식탁 위에 켜진 채로 놓여 있었다. 나는 볼 마음이 없었는데, 눈이 먼저 봤다. 모르는 이름의계속 읽기

10장. 여섯 달, 명절의 하루 반년이 지났다. 명절이 왔다. 우리는 명절 당일만큼은 원래 부부로 돌아가서 각자 시댁에 인사를 가기로 했었다. 준혁 시댁은 경기도 외곽이었다. 시어머니는 내가 오자 두 손을 잡으셨다. 준혁은 시댁에 도착하자마자 부엌으로 들어가 어머니를 도왔다. 조카들이 달려들어 목을 타고 올라가도 끄떡없이 받아줬다. 시어머니가 거실에 앉아 그 모습을 보며계속 읽기

9장. 세 달의 고비 — 어머니가 올라오셨다 세 달이 지날 무렵, 친정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다. 무릎이 예전부터 좋지 않으셨는데 서울 큰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보고 싶다고 하셨다. “며칠 있다 가면 안 되겠니. 거리가 너무 멀어서 혼자 오기가 영 불편하더라.” 거절할 수 없었다. 어머니는 재혁의 집에 올 수 없었다. 나는 준혁에게 연락을 했다.계속 읽기

― 돌아올 수 없는 줄 몰랐던 자리에 대하여 ― 1장. 세상 둘도 없는 절친 사람에게는 딱 한 명,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있다. 말하지 않아도 알고, 웃지 않아도 기분을 읽고, 술잔을 내밀지 않아도 마음이 비어 있다는 걸 눈치채는 사람. 나에게 그 사람은 민지였다. 처음 만난 건 스물두 살 봄이었다.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