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9일, 여자친구랑 뮤지컬 〈투모로우 모닝〉을 보고 왔어요. 사실 원래 계획에 없던 공연이었는데, 지인이 초대권이 생겼다며 우리한테 양보해줘서 운 좋게 보게 됐습니다. 초대권으로 보는 공연이 이렇게 만족스러울 줄이야 😄
뮤지컬을 여자친구랑 종종 보러 다니긴 하는데, 이번 작품은 커플이 함께 보기에 정말 딱이었어요. 보고 나서 집에 오는 길에도 한참 대화를 나눴을 정도로 여운이 꽤 남는 작품이었거든요.


간단히 소개하자면, 한 커플의 과거와 현재를 교차해서 보여주는 뮤지컬이에요. 결혼식을 앞두고 설레고 두근거리던 과거의 모습,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이혼 직전까지 오게 된 현재의 모습이 번갈아 펼쳐지는 구조입니다.
처음엔 ‘이혼 얘기를 뮤지컬로? 좀 무겁지 않을까?’ 싶었는데, 막상 보면 전혀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유쾌하고 재치 있게 풀어나가서 중간중간 극장 안에서 웃음이 빵빵 터졌고, 그러면서도 어느 순간 찡하고 가슴이 저릿해지는 순간이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결혼식 전날 밤, 두 사람은 설렘과 긴장이 뒤섞인 채 마지막 밤을 보냅니다. 서로에 대한 사랑을 다시 확인하고, 이 선택이 맞는 건지 솔직한 감정을 털어놓기도 하죠. 이 모습이 굉장히 현실적이고 귀여워서 보는 내내 미소가 지어졌어요.
그런데 그 장면들 사이사이로, 세월이 한참 흐른 현재의 두 사람이 교차되며 등장합니다. 한때는 저렇게 설레고 사랑했던 두 사람이 지금은 이혼 직전까지 와 있는 거예요. 시간이 쌓이면서 생긴 상처와 피로, 엇갈린 감정들이 현재 시점의 장면에서 고스란히 드러나는데, 그게 가볍지 않게, 그렇다고 너무 무겁지도 않게 딱 적당한 온도로 전달되더라고요.
같은 커플의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 보는 구조다 보니, “이때는 이렇게 행복했는데 어쩌다 여기까지 왔을까”라는 감정이 자연스럽게 쌓여요. 웃다가도 ‘우리도 저렇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치는 순간이 있달까요. 여자친구도 중간에 한 번 눈가를 닦더라고요 (저도 마찬가지였지만 모른 척했습니다 😅).


소극장 형식의 아담한 무대였는데, 그래서 오히려 배우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다 보이고 감정이 훨씬 가까이 전달됐어요. 대형 뮤지컬과는 다른 매력이 있는 형태였습니다.
노래들도 귀에 쏙쏙 들어오는 편이었고, 특히 같은 커플이 과거와 현재 시점에서 각각 부르는 곡들이 묘하게 어울려서 장면들이 인상적이었어요. 분명 같은 두 사람인데 감정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구나 싶어서, 그 대비가 꽤 강렬하게 느껴졌습니다. 배우들 가창력도 기대 이상이었고, 코믹한 장면에서는 능청스러운 연기로 관객들 웃음을 잘 끌어냈어요.
커플이나 부부가 함께 보면 진짜 좋을 것 같아요. 보는 내내 서로 눈치 보면서 킥킥거리기도 하고, 또 어떤 장면에서는 괜히 손을 꼭 잡게 되는 그런 공연이거든요. 실제로 주변 관객들도 커플로 온 분들이 많았고, 공연 내내 분위기가 따뜻했습니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남겨주는 작품이라, 공연 보고 나서 밥 먹으면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저렇게는 안 될까” 같은 얘기도 자연스럽게 나오더라고요. 좋은 의미에서 대화를 이끌어주는 공연이었습니다.
솔직한 별점은 5점 만점에 4점이에요. 초대권이 아니었어도 티켓값이 아깝지 않을 공연이었고, 오히려 ‘이걸 이제 봤나’ 싶은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딱 하나 아쉬운 점을 꼽자면, 러닝타임이 조금 짧게 느껴졌달까요. 두 사람의 이야기가 더 깊이 펼쳐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어요.
가볍게 웃을 수 있는 뮤지컬을 찾고 계신 분, 커플이나 부부가 함께 볼 공연을 고민 중인 분께 강력 추천합니다. 연인이랑 보고 나서 공연 얘기로 한참 수다 떨 수 있는 작품, 〈투모로우 모닝〉이었습니다. 😊


